봄의 방식
-지원-
무언가를 보내는 일에는
익숙해질 수 없다는 듯
봄은 또 피어난다
이름 모를 들꽃이
하루의 햇살을 다 쓴 얼굴로
먼 길을 생각한다
당신을 떠올릴 때마다
나는 어느 계절쯤에서
한참을 서성인다
마당 한켠,
그늘진 돌 틈에서
아무도 모르게 피는 것들이 있다
그건 아마도
울음을 삼킨 후에야
제 소리를 찾는 마음일지도 몰라
잊힌다는 게
잊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면
우린 얼마나 자주
기억 속을 되돌아가야 할까
나는 오늘도
봄을 흉내 낸다
슬픔을 틔우고
조용히 걷는다